지난 번 나 목사님(갈보리교회)께서 조건이 좋은 리스(Lease) 복사기가 있는데 교회에 제공하는 설명회가 있다고 참여여부를 묻는 전화를 주셨습니다. 내용을 들어보니 5년 계약해서 매월 리스비용이 $300정도 하는데 리스비용은 그대로 되돌려주고, 5년후에는 리스한 복사기가 교회 것이 된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복사기 리스비용은 전혀 없고 카피(Copy) 사용료만 내면, 5년후에는 복사기가 교회 것이 되는 조건입니다. 카피(Copy) 비용도 장당 1센트도 되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는 저렴한 가격입니다. 누가 들어도 이해되지 않는 조건이라 혹시 사기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확실히는 잘 모르겠지만, 회사 본인들의 말에 의하면 본 회사(DocuSystems)가 또 다른 리스회사와 연관해서 비영리단체에 복사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정부에서 얼마만큼의 지원을 받나 봅니다. 어째든 얼마 전에 복사기가 들어와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 복사기를 신청할 때 원 경연 목자님이 저 대신 설명회에 참여해서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교회는 복사기가 이미 들어와서 잘 사용하고 있다고 듣고 있는데, 신청한지 한 달이 넘어 가는데도 복사기를 제공하겠다는 연락이 없었습니다. 리스하는데 소정의 절차가 있기는 하겠지만 주바라기 교회가 너무 늦는 듯 했습니다. 교회 재정적인 상태도 중요했는지 신 정묵 회계사님을 통해 확인하고 팩스(Fax)로도 보내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락조차 오지 않는 것입니다. 몇 번의 걸쳐서 언제쯤 복사기가 도착하느냐고 물었지만 알겠다고만 했지 결과는 없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주바라기 교회 재정상태가 리스회사에서 요구하는 것만큼 그리 많은 1년 예산이 아니었나 봅니다. 그러다보니 리스회사에서 결과를 주지 못하는 것입니다. 중간에서 일하는 세일즈맨만 저에게 볶였던(?) 것입니다. 엄청 기대하게 만들어 놓고, 갑자기 재정상태가 부족하다는 결과를 듣게 되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교회 재정이 이정도면 많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결과에 새삼 가난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안된다는데 무조건 달라고 떼쓸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아쉽지만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담당 세일즈맨이 주바라기 교회에 대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지 본인이 사용해 왔던 동일한 기종의 데모(Demo)용을 아무 리스조건(Unconditional)도 없이 그냥 주바라기 교회에 제공하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뜻밖에 횡재(?)였습니다. 요즘 복사기만 바라봐도 흐뭇하고 감사한 복덩어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이 잘 되는 일이 있는가 하면, 계획대로(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들도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안된다고 해서 정말 안되는 일이 아닌 것임을 이번 복사기가 교회에 오는 과정을 통해서 다시한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안되는 줄 알았는데 더 좋은 조건으로 복사기를 받았으니 말입니다. 나중에 리스 비용을 다시 되돌려받는다고 해도 리스비용을 자동이체 시켜놓으면 약간 불안한 재정상태라 솔직히 부담이기는 했습니다. 거져와서 사용료만 내고 5년이 지나면 주바라기 교회 소유가 되는 조건입니다. 우리가 믿는 주님은 참 좋으신 분입니다. 늘 그분의 신실함을 믿지만 이렇게 돌려 돌려서 좋은 것을 준비해 주실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분의 신실함은 변함이 없으신데 우리 믿음의 한계입니다. 솔직히 기도하지만 잘 되지 않습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도 모르고, 끊임없이 기다리게 하시는 그분이 야속하기까지 합니다. 우리의 인내를 시험하는 것도 아니고, 북박쳐 오르는 우리의 감정이 숨겨지지 않습니다. 힘들고 짜증나고, 때로는 화가 치밀어 올라 뭔가 하지 않으면 안될만큼 우리의 인내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뭐라도 해보고 싶지만 해 볼 수 있는 마땅한 대책도 없이 사방이 꽉막혀 있는 현실을 느낍니다. 어쩌겠습니까? 신실하신 주님을 믿고 기다려봅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올해가 가기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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