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라는 기독교 싸이트가 있습니다. 기사 대부분이 한국 교계에 대한 쓴소리나 비평적 글들을 다뤄서인지 일반 보수적인(?) 기독교 단체나 교계에서는 달갑게 여겨지지 않는 싸이트이긴 합니다. 비평적이라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잘못 했으면 당연히 잘못 되었다는 지적을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보수교단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 뉴스앤조이 글들에 다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딱히 뭐가 정말 잘못된 글이 있다고 보지도 않습니다. 기사라는 것이 순수한 사실 전달이 생명이나 사실 전달 속에 기자와 주변 사람들의 의견도 포함되는 것이기에 순수한 사실만 전달되기가 쉽지 않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사건 당사자가 솔직하게 있었던 사실들을 말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추측된 기사들이 난무한 것이기는 하지만 사건의 본질은 뉴스앤조이가 잘 다루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 모두가 윤리적으로 완벽한 삶을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성경적인 기준에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고쳐져야 하는지는 말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야 우리 미래가 희망이라도 있지 않겠습니까?
지난주에 뉴스엔조이 기사를 보다가 눈에 띠는 것이 있었습니다. 기사 제목이 “목사아들”이었습니다. 저는 목사의 아들은 아닙니다. 그러나 목사아들을 둔 아버지입니다. 그래서인지 유독 이 기사 제목이 눈에 들어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생략)... 제가 어렸을 때 다녔던 교회에서는 담임목사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과도한 보호와 지원과 배려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학교를 가면 목사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친구들보다 가혹한 대우를 받곤 했습니다. 진로를 선택할 때도, 연애와 결혼을 할 때도, 목사 아들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아버지의 목회에 누를 끼치지 않게 처신하는 것이 최우선 고려 사항이었습니다. 신앙 문제도 잘 믿어지지 않는 것, 의심스러운 것들을 정직하게 털어놓거나 나눌 수 없었습니다. 물질적 가난은 일상이었습니다. 정체성의 혼란, 정서적 압박, 선택의 폭이 좁은 미래 등은 상당수 목사 자녀들이 탈선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목사 아들인 제 조카가 한때 방황하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금도 많은 목사 자녀들이 남몰래 고민하면서 힘겨워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들을 위해서 뭔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한편에서는 교회를 크게 키워서 자식에게 물려주는 세습 목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세습한 아들 목사들만 따로 모이는 '황태자 클럽'이 있다고 합니다. 자기가 거느리는 교인 숫자가 1,000명에 못 미치면 그 클럽에 낄 수 없다고 합니다. 스스로는 황태자처럼 생각할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경멸과 비웃음의 대상일 것입니다. '벌거벗은 황태자님'이라고나 할까요. 황태자들을 보면서 '불쌍하다, 안됐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죽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으면, 오죽 자기 길을 스스로 걸을 힘이 없었으면, 오죽 물려주고 물려받을 게 없었으면 주님의 몸을 주고받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소년기에 저들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 주었다면, 조금 다른 인생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작은 교회 목사 자녀들은 큰 교회 목사 부자의 세습 소식을 듣고 박탈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습니다...(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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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은 본인이 직접 목사의 자녀로 경험해 온 삶이라 그런지 현재 목사의 자녀로 자라는 자녀들에게 특별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명 “황태자 클럽”에 소속되어 있는 목사자녀들보다 작은 교회 목사 자녀들을 향한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제 아들에 대한 관심인 것 같아 이분의 사역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됩니다. 제 아들도 기회가 되면 최대한 멀리 떠나기 원하곤 했는데 목사아들이기에 특히 그런 마음을 갖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목사아들이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살게 하려고 나름 애썼는데 본인은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그나마 목사 딸만은 괜한 목사 딸이라는 것 때문에 괜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자라기를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