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6일 일요일

새벽을 나서며..(3/6)

새벽에 기도하다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기도제목이 많아서라기 보다 간절한 마음이 크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1년도 시작되어 3월 첫째주일입니다. 이러다가 올해가 그냥 지나갈까 싶어 더 간절한 마음으로 주님께 기도하게 됩니다. 간절한 목회자의 기도가 인격적인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셔서 막혀진 길들이 열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새벽 잠에서 일어납니다. 목장에 목자들이 목원식구들에게 쓰는 마음이 바로 이런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때를 따라 늦은 비와 이른 비를 허락하시는 하나님. 모든 것이 합력해서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하신 하나님..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애써 사는 식구들을 외면하지 않으실 것이라 확신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어려울때마다 살아온 길을 돌아보곤 합니다. 하나님이 돌보셨던 그 순간들을 되짚어 보기 위함입니다. 정말 어려운 순간마다 피할 길을 주셨고,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길을 열어주셨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건들을 기억해 봅니다. 그 때마다 감사했고, 그분의 놀라운 인도하심에 놀라곤 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기뻐하며 주변 식구들과 나눴던 기억들이 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현실을 바라보며 또 낙심하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지금의 현실이 과거의 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처럼 느껴집니다. 전에는 피할 길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피할 길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잘 생각해 보면 이미 지나간 과거가 되어 있어서 그렇지 그 때가 지금보다 더 힘들어 했으면 했지 작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염려와 두려움에 잠을 설쳤을 때를 생각하면 오늘의 현실에서 느껴지는 어려움이 그리 큰 것이 아님을 조금이나마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주변을 봅니다. 나만 힘들고, 나만 어렵고, 나만 답답하다 생각했는데 주변 사람들은 그래도 내가 제일 낫다고 말합니다. 내가 제일 형편이 안좋은 것 같은데 주변에서 내가 바라보지 못했던 브라인드 스팟(Blind Spot)을 바라보게 해 줍니다. 주변에서 위로 차 그렇게 얘기해 준다고 생각이 들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목장모임에서 삶을 나누다보면 나보다 더 답답해하시는 분들 앞에 부끄러워 말도 못끄냅니다. 하나님은 자고자대(自高自大)하지 못하도록 가정마다 공평하게 한 가지씩 나눠주신 것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현실을 받아드리고, 현실적으로 완전동의가 되지는 않지만 내 형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품어주고 기도해 주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여러 생각들이 오고가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실하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충성스럽다는 것은 꾸준한 것을 말합니다. 당장 눈 앞에 것에 낙심하기 쉽지만, 저 멀리를 바라보고 꾸준히 주님을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근시한적인 행동은 반드시 부끄러움을 당합니다. 짧은 생각은 실패를 거듭하게 하고, 무모한 행동은 반드시 후회하게 됩니다. 현실이 참아낼 수 없을 만큼 힘들지만 미래를 주장하고 계신 주님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미래는 나의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것입니다. 미래는 내가 주장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철저히 그분의 것이고, 그분 안에 있습니다. 힘들면 힘들수록 우리 주님께 더 많이 매달려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새벽을 나서는 목회자의 마음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고 걱정하지 말아라.
이 모든 것은 모두 이방사람들이 구하는 것이요, 너희의 하늘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아신다“(마태복음 6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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