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24일 수요일

“답답하십니까? 목장 나눔에서 기도제목으로 내놓으세요!” (8/21)


희망목장 한 은진 자매님이 목장모임 때마다 기도제목으로 내 놓았던 영주권 파일넘버와 신체검사 레터가 지난주에 동시에 나왔습니다. 이제 정상적인 절차로 진행된다면 4개월 정도 안에 영주권을 받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축하할 일이고 은진자매님 가정으로서는 캐나다 정착에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주바라기 교회 식구들 중에서 뿐만 아니라 밴쿠버 지역 안에서 영주권만 나오기를 기다리는 가정이 한두 가정이 아닐 것입니다. 이민 사회에서 사람의 애를 태우는 케이스 중에 하나가 비자문제로 고민하는 가정들입니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받아서 정착하신 가정은 잘 모르겠지만, 현지에서 영주권을 기다리는 가정으로서는 힘겨운 과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솔직히 영주권을 받았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심적으로 신분적인 안정이 필요한 것이고, 무엇을 하든 이민 정착에 가장 기본적인 틀이 신분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워퍼밋이 나왔거나 영주권을 받았을 때 우리 모두가 함께 기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한 가지 마음 아픈 것은 누구는 쉽게 받는 것 같기도 한데 어떤 가정은 그 과정이 너무 어렵게 진행되는 것을 볼 때입니다. 비자문제는 늘 불확실성 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비자나 이민 절차를 다루는 전문업체들도 자신할 수 없는 것이 비자문제입니다. 늘 확률적이고 경험적인 것을 기반으로 얘기 되어질뿐입니다. 캐나다 정부 관련된 장관 정도 위치에 있는 분들과 친분이 있는 사람은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이민 절차에 관여할 수 있는 길은 전혀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답답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민 영사들의 처분만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길 외에는 아무리 답답해도 방법이 없습니다. 이민생활 17년째 살아가면서 수많은 한인 분들이 비자문제로 힘겨운 과정을 밟아가는 것을 봐왔습니다. 남들은 영주권 얻어 보려고 그렇게 애써도 나오지 않는데, 어떤 분들은 영주권을 받고도 잠시 살아보고 이민 사회가 별로 돈벌이가 안 된다고 쉽게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보았습니다. 잘 살아보겠다고 애쓰는 분들은 안되고, 별로 관심 없는 분들에게는 영주권을 주는 이런 비현실적인 모습을 보면서 제가 직접 이민성 장관이 되고 싶은 마음까지 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고, 우리는 캐나다 이민 사회 현실을 받아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목회자로서 저 나름대로 이런 현실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어느 누구도 관여할 수 없는 이민과정이지만 우리가 믿고 있고, 의지할 수 있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어찌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어찌할 수 없다는 것에 매여서 마음만 애태우는 현실이 더욱 안타왔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이 있기에 하나님에게 무릎 꿇고 기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민 전문업체보다 더더욱 인생전문가이신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리고 이민과정을 다루는 영사들의 손과 생각을 다루시는 분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더 많은 시간과 마음을 주님께 드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부탁은 목장에서 여러 기도제목이 있겠지만 특별히 이민과 비자문제 만큼은 목원들이 함심해서 주님의 은혜의 손길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외에도 우리를 답답하게 하는 여러 가지 삶의 문제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주님 앞에 부탁(기도)해 보시기를 진심으로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목장 나눔에서 기도제목으로 내놓을 수만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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