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 어찌할 수 없는지 아들이 온다는 날짜를 기다리며 지냈는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이제 자기 자리를 찾아 떠나버렸습니다. 겨울 크리스마스 시즌에 다시 오겠지만 아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손님처럼 느껴지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가정을 떠나 전혀 다른 문화 속에서 생활하고 있어서인지 생각하는 사고도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품안에 자식”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 일단 부모 품을 떠난 자식은 호적상으로 자식일지 모르나 또 하나의 둥지를 틀기 위해 준비하는 독립적인 객체로 확연히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부모 곁을 아쉬워하지 않는 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 생각됩니다. 자녀들이 성장해 부모의 곁을 떠난 시기에 중년 주부들이 느끼는 허전한 심리가 “빈둥지 중후군”(Empty Nest Syndrome)입니다. 나중이라도 이런 증상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 자녀에 대한 거리감이 필요합니다. “아직은..”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리 먼 일이 아님을 잊지 마시기 마시기 바랍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 부지런히 가족여행을 다녀놔야 한다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리 크게 의미가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조금 머리가 크면 언제 다녀왔냐는 식이고, 그 당시에 부모가 큰 마음(재정적으로) 먹고 다녀온 여행인데도 아이들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자녀들이 좀 커서 여행다니면 괜찮나 싶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큰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여행가는 자체를 지루해 합니다. 여행기간 내내 차안에서 잠을 자던지 아니면 음악만 듣습니다. 경치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사진 찍자고 하면 귀찮게 생각해서 사정해야(?) 한 장 정도 간신히 찍습니다. 자기 친구들끼리는 방안에서 밤을 새면서 놀아도 재밌게 놀면서도 부모와 떠나는 여행은 왜 이리 흥미가 없는지 묻지 않아도 잘 아실 것입니다. 알면서도 늘 아쉬워하는 쪽은 부모들입니다. 이상하게 생각할 일도 아닙니다. 요즘 시대에 자라는 자녀들의 독특한 현상도 아닙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가 다 그렇게 자라왔고, 지금은 부모 곁도 아닌 멀고 먼 이국땅에서 부모 없이도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 가지 소망적인 생각은 자녀들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같은 시대 속에 살아가는 부모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입니다. 자녀없는 빈둥지를 무엇으로 채워갈 수 있겠는가? 생각해 봅니다. 가족여행의 즐거움은 이제 서서히 물 건너가는 느낌입니다. 이제 부모를 떠나가는 자녀들처럼, 자녀를 떠나 주바라기 형제자매님들과 더 끈끈한 여행의 스케줄이나 짜야할 것 같습니다. 물론, 금실이 너무 좋아서 본인들만 여행 다니는데 전혀 문제없는 부부들도 있겠지만, 때로는 부부들끼리 함께 어울려 여행을 떠나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언젠가 잭 아빠(신 정묵형제)가 RV 차를 구입해서 함께 여행 가자고 말씀하셨는데 요즘 아들을 보면서 유난히 그 말씀이 새록새록 기억이 납니다. 잊지 않고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우리 인생길에 자녀들이 있기에 살아가는 모습도 있지만, 교회 공동체 안에 함께 인생길을 걷는 형제자매님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자녀들만 붙들고 살아가면 버틸 수 없는 인생 공간을 여러분들과 함께 채워갈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줄 모르겠습니다. 어느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겠지만, 자녀들을 다 떠나보낸 가정에 주바라기 형제자매님들이 목장으로 채워지는 간절한 기도가 벌써부터 소망함으로 닺아옵니다.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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