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잘 참여치 못했던 캐나다 시찰회 모임과 총신동문회 모임을 다녀왔습니다. 가정교회 목회자 모임은 우리가 목장모임 하듯 식사한 후에 찬양하고 각 목회자의 삶과 기도제목을 나누고 함께 통성으로 기도합니다. 그러나 시찰회나 동문회 모임 분위기는 조금 다릅니다. 시찰회는 대부분 각 지교회에서 불거진 이슈들을 다루거나 아니면 사무처리 일들을 다룹니다. 그리고 동문회는 전적으로 친교위주로 모임을 갖고 헤어집니다. 두 모임에서 얻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 동안 몰랐던 밴쿠버 주변 목회자들의 동향이나 교회 소식들을 듣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주변교회 상황에 조금 어두운 편입니다. 이런 모임에나 가야 한 가지씩 소식을 듣게 됩니다. 어느 교회 목회자가 교회를 사임하고 다른 교회로 사역지를 옮겼다느니.. 교회가 시끄러워져서 이런 저런 문제가 불거졌다느니.. 밴쿠버 교민 이만 오천명이(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빠져서 각 교회마다 교인들이 줄었다느니.. 여러 가지 다양한 “밴쿠버 교회 소식”들을 가만 앉아만 있어도 저절로 듣게 됩니다. 그 중에 가장 안타까운 소식은 목회자가 교회를 떠나간 소식들입니다.
어느 교회든 교인들이 이동하는 것처럼 목회자도 사역지를 옮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많은 경우는 아니지만 미국이나 한국 대형교회에서 청빙 받아 떠나가시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교인과 갈등으로 목회자가 목회지를 떠나는 경우입니다. 어느 경우든 목회자가 목회지를 떠나는 것은 성도나 목회자에게 큰 아픔이고, 상처일 수 있습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가장 축복된 목회자는 교회의 규모와는 상관없이 한 교회에서 평생 목회하고 은퇴하는 목회자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것은 목회자에게 뿐만이 아니라 한 교회 교인들에게도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똑 같은 얼굴 평생 보며 산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한 목회자와 함께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며 서로 영적인 교통을 나누며 신앙생활 한다는 것이 그리 흔한 일은 아닙니다. 목회자가 능력이 없다고 쫒아낸다면, 설사 능력 있는 목회자가 왔다 할지라도 그 능력(?)에 한 교회에 평생 머물러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교인들도 될 수 있는 한 목회자를 세워주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서 평생 맞춰가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듯이 교회도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목회자와 교인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모아주신 주님의 뜻을 따라 서로 섬겨갈 수 있다면 행복한 신앙생활을 살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에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안 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사업할 때 돈 벌 자신이 없었지만 돈 버는 게 목적이 아니라 본연의 일을 열심히 하면 선물로 주어지는 게 돈이라고 마음먹고 본질에 충실하려고 하다 보니 결국 돈을 벌게 됐다"는 말을 했는데 전적으로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이번 동문회 모임에서 몇 분에게 가정교회 사역에 대해서 나눴습니다. 특별히 이민교회 목회를 경험하면서 힘들어 하는 분들이었습니다. 이분들의 공통점은 생각보다 교회 부흥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금방 될 것 같았는데 왔다가도 나가는 분들이 있어서 힘빠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아닙니다. 그러나 안 철수씨가 우리에게 지혜를 줍니다. 목회는 “교회 부흥이 목적이 아니라 본연의 일, 즉 목회 본질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교회 본질적인 사역에 충실하기 보다는 교회 부흥이 안되서 힘들어 한다면, 그 힘듦이 목회가 힘들어서가 아니라 목회자의 욕심에서 오는 결과라고 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교회 부흥과 성장이 아닙니다. 교회 본질적인 사역을 붙드는 것입니다. 이 본질적인 사역이 “영혼구원하는 사역”임을 가정교회는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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