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 시절이 많이 생각납니다. 특별히 신학대학원 시절 기숙사 생활하며 강단에서 예배 드릴 때를 잊지 못합니다. 공부하다가 예배 시간이 되면 만사를 제쳐놓고 강단으로 뛰어 올라가곤 했습니다. 양지 산골짝이에 세운 신학대학원이라 주변에 아무 낙이 없었던 때였기에 예배드리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고, 기쁨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찬양이 좋았고, 기도가 좋았고, 말씀이 좋았습니다. 특히, 예배 시간마다 외부 목회자를 초청해서 말씀을 들었습니다. 대부분 신학교수였고, 학교 선배 목회자들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초청되어 오신 선배 목회자들은 대부분이 큰 목회(대형교회) 하시는 분들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후배들이 초청하면 뿌듯한 마음으로 찾아오셨고, 빈손으로 오시지 않고 그날 점심이나 저녁은 초청받으신 목회자 교회에서 부담하곤 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일종의 목회에 성공한 케이스 분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작은 교회 목회자가 그 많은 신학대학원생들의 한끼를 부담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총학생회 측에서 재정적으로 넉넉하신(?) 분들의 한해서 알아서 초청했으리라 생각됩니다.
대부분 목회에 성공한 분들의 메시지를 들으며 간간히 목회의 꿈을 키우곤 했습니다. 나도 저 자리에 서게 되는 목회를 해야지.. 언젠가 나도 저런 목회로 후배 목회자들 앞에 당당히 서야지.. 저 앞에 서 계신 분이 부럽기도 하면서 저분을 바라보는 것이 바로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늘 상 큰 교회를 꿈꾸며 공부했고, 예배를 드리며 그런 목회자들을 바라봤고, 학교를 통학하며, 원생들과 그 꿈을 나누며, 주일이면 정해진 교회에서 사역하면서 3년의 신학대학원 과정을 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대학 4년의 과정이 있었지만 대학부 때는 아직 어려서 현장적인 목회에 대한 생각이 많지 않았습니다. 신학대학원 과정에 있는 분들이 모두 현장목회 하기위해 모인 분들이기 때문에 공부하면서도 마음은 목회 현장에 있었던 것입니다. 목회가 우선이지만 신학대학원 과정이 없이 목회 현장에 설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밟아 갔던 느낌을 받았습니다.
막상 목회 현장에 서 보니 신학대학원 시절에 꿈꾸던 대형목회자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되었습니다. 꿈과 현실은 확연히 다름을 깨닫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목회현장은 더더욱 그렇다는 것을 느낍니다. 인간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역이기에 그분의 뜻에 순종하는 면에서 큰 목회든, 작은 목회든 맡은 사역에 충성해야 한다는 면에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세상적인 안목으로 보면 핑계가 아닌가 싶지만, 영적인 목회차원에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목회 사역에서 교회 성장을 부인하고 거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 마음은 여전히 교회 성장에 대한 갈급함이 있습니다. 교회는 성장해야 합니다. 계속적으로 사람들이 교회 안으로 모여져야 합니다. 이것이 생명있는 교회라고도 봅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사람들의 모여듦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교회 성장을 바라지만 교회 성장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교회 성장이 자연적인 결과가 되도록 하는 목회를 하기 원하는 것입니다. 목장사역을 통해 VIP 식구들이 섬김을 받고, 그분들이 섬김을 받으면서 교회를 찾을 것이고, 그분들이 삶공부를 통해 결단하고 세례를 받으면서 교회모임에 정착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생명사역이 역동적으로 일어나면서 자연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교회는 가정교회 사역을 통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일어나는 자연적인 성장이 옳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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