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6일 일요일

나이지리아 경기에서 무승부로 끝난 것이 다행(?)(6/27)

그동안 한국 대표팀 경기 때마다 새벽이면 새벽 밤이면 밤마다 몰려들어 열성적으로 응원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이 이제는 제자리를 찾아 갈 때입니다. 선수는 선수대로, 응원은 응원대로 모두가 수고했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한국 선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루과이 경기에 너무 잘 싸워준 한국 선수들을 생각하면 너무 아쉬움이 남지만, 원래 목표였던 16강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만족해야할 것 같습니다. 8강도 아니고, 4강도 아닌 오직 16강이 목표라고 나섰던 겸손한(?) 한국팀에게 운도 좀 따라 주었으면 했는데 실력은 실력인가 봅니다.

며칠 전에 한국 조별리그 예선 두 경기 스코어를 정확하게 맞힌 한 네티즌의 예상평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네티즌들은 "예언자가 오셨다"라고 할 정도로 나이지리아전 스코어 적중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모여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밴쿠버에 사는 저 자신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지난 9일 오후 6시쯤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인 코너에 한 네티즌이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을 묻자 자신의 아이디를 밝히지 않은 다른 네티즌이 “한국은 나이지리아, 그리스에 비해 진출 가능성이 위인 것 같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답변 글에서 "그리스는 최근 수비력이 불안하고 스피드가 느리다”며 한국의 2-0 승리를 점쳤는데 정말로 한국은 12일 그리스를 이 점수로 꺾었습니다. 그리스전까지는 그럴수도 있다고 여겼지만 아르헨티나전에서 1-4로 패할 것을 예상하면서 그의 예언에 가까운 적중력에 네티즌이 경악할 정도였습니다. 이 네티즌의 예측에 따르면 한국은 나이지리아를 2-1로 꺾고 조2위로 16강에 오르게 된다는 것이 결론이었지만 2-2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비단 한국에서만의 일이 아닙니다. 예언 월드컵이라고 할 만큼 남아공 점술가들도 나름대로 각국의 승패여부을 쏟아 놓았습니다. 특별히 남아공의 점술가 또는 주술가라고 할 수 있는 '상고마(Sangoma)'들이 앞다퉈 월드컵 관련 예언을 쏟아내었습니다. 상고마들은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점치고 있는데 이것은 두고봐야 알 것이고, 또 한 상고마는 "독일은 가까스로 16강에 오르지만 16강 첫 상대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당할 것"이라고 예언했다가 독일이 호주를 4대0으로 대파하는 바람에 체면을 구긴 상태입니다. 그 중에 한국에 제일 관심을 끌었던 예언이 마부가마(남아공)라는 점술가가 "한국팀은 점점 기력을 잃고 약해져 16강에 진출할 수 없다"고 말한 점입니다. 그러나 지난 화요일에 한국팀은 보기 좋게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상고마는 남아공뿐 아니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아프리카 곳곳에 존재해 왔습니다. 나이지리아 요루바 사회의 '바바라오'(babalawo), 케냐 기쿠유 사회의 '음강가'(Mganga), 콩고민주공화국 루바 사회의 '음부디에'(Mbudye) 등 대부분의 아프리카 사회에는 또 다른 이름의 상고마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역할은 아프리카인들이 일상에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어렵고 곤란한 문제들을 상담해주고 해결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국가적인 대사(大事)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다른 나라와의 전쟁이나 부족끼리의 정치권력 싸움에도 힘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은 것도 바로 상고마였다고 합니다.

권력자들이 점술가나 예언가를 가까이했다는 것은 비단 아프리카만의 특성은 아닙니다. 성경 안에서도 이방국가(이집트, 앗수르, 바벨론..등)내에 수많은 점술가들이 왕들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관여해 왔습니다. 그러나 성경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역사의 진정한 주관자는 전능한신 여호와 하나님이십니다. 그분 앞에서는 그 어떠한 상고마도 인생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아프리카 상고마도 상고마지만 특별히 한국 대표팀이 나이지리아전에서 무승부로 끝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감사했던지 모릅니다. 한 네티즌의 예상대로 2대1로 이겼다면 또 한 사람을 신격화시키며 시끄러워질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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