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6일 일요일

아들을 떠나보내며..(8/15)

아이들이 커가면서 부모 곁을 떠나가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성경에도 “부모를 떠나 한 몸을 이루라”는 말씀에 근거한 성경적인 삶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모든 부모들이 자신들의 부모 곁을 떠나왔듯이 우리 자녀들이 부모 곁을 떠나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모습입니다. 부모는 자녀들을 일평생 옆에 두고 싶겠지만 그렇게 소원한다고 될 일이 아님을 살아가면서 깨닫게 될 것입니다. 되돌아보면 우리 자신들이 그렇게 살아왔듯이 때가 되면 부모 곁을 떠나 독립해 살아갈 채비를 하는 것이 자녀들의 속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평생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하고 살아가는 자녀들을 보고 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떠나더라도 어디에 가든 건강하게, 그리고 성실히 살아가 준다면 부모로서 그것보다 감사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어제 아들을 떠나보내면서 마음이 짠~하더군요. 막상 떠나가는 자녀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자식들은 떠나가는 것이고, 반드시 떠나가야 한다고 평소에 주장하던 바였지만 현실을 경험해 보니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좋은 일로 떠나는 것이니 감사하지 않은가? 하며 위로의 위로를 거듭하며 마음을 다스려 보았습니다. 9월 2일에 김 경미 목자님 가정의 큰 딸 지연이도 동부로 떠나가게 되면 목자님과 목부님의 마음도 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부모의 마음이 다 같지 않겠습니까? 문제는 자녀들인데 안타까워하는 부모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이 맞이할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꿈에 부풀어서 떠나간다는 것입니다. 물론, 부모 곁을 떠나 사는 것이 처음이라 자녀들 마음에도 약간의 긴장감이 없지는 않겠지만, 부모들이 염려하는 것만큼 심각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일종의 짝사랑처럼 부모들 마음만 안타깝지 자녀들은 부모를 떠나 독립적인 삶을 누려보는 것이 평생 숙원(?)처럼 기다렸다는 듯이 떠나가는 느낌입니다. 부모는 평생 자식에게 속고 사는 것이라는 옛날 말이 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내 자녀이기에 용서가 되고, 보아도 또 보고 싶고, 그 자식이 나은 손주, 손녀까지 사랑스러운 마음이 드니 어찌하겠습니까?

아들을 떠나보내면서 16년 전 홀어머니 곁을 떠나 머나먼 캐나다 밴쿠버로 날아오던 날이 기억되어집니다. 억지로 눈물을 삼키시며 건강하게 살라고 말씀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그 때 그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가 돼봐야 부모의 마음을 알고, 장성한 자녀를 떠나보내 봐야 자식을 떠나보내는 부모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주바라기 식구들의 가정들도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두 한 번씩은 경험할 수밖에 없는 과정입니다. 결국, 언젠가 떠나갈 자녀들입니다. 그리고 아들이고, 딸이고 다 남의 자식들의 아내가 되고 남편이 되어 자기들의 살길을 찾아 분주하게 살아갈 것입니다. 가끔 부모 생각하며 살기는 하겠지만 자기들 먹고 살기도 빠듯하고, 자식 교육 시키느라 정신이 없을 것입니다. 모든 우선이 자식이지 떠나온 부모는 아닐 것입니다. 내 자식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신뢰하고 믿고 살아갈 분은 주님밖에 없습니다. 주님만이 우리의 진정한 아버지요, 평생 함께 동행해 주시는 신실하신 분입니다. 우리 부모들에게 뿐만 아니라 떠나가는 자녀들도 평생 의지하며 살아가야 할 분입니다. 자녀를 떠나보내는 부모나, 떠나가는 자녀들이나 모두가 함께 의지하며 살아야 할 분은 주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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