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6일 일요일

섬김의 자리(3/22)

  지난주는 Spring Break 주간이어서 자녀들이 일주일 동안 학교도 안가고 집에서 편히 지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안 가니 좋은 점도 있더군요. 라이드 신경 안 써서 너무 좋았습니다. 시간에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오랜만에 산 것 같습니다. 아내도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고 합니다. 이 점은 주바라기 줌마팀(?)들은 다 동의 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생 때 어머니들이 도시락으로 이렇게 힘들어 하는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봐야 부모님을 이해한다는 말이 맞기는 한 것 같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Spring Break 주간이 되면 고민이 많았습니다. 어린 아이들 집에만 갇아 놓기도 힘들어 무슨 야외 계획을 잡든지, 아니면 Spring Break Camp를 보내야 할 것 같았는데 이제 아이들이 제법 커서인지 자기들이 자기들의 할 일을 알아서 하니 Spring Break 가 전혀 부담이 없더군요. 봄방학도 이제 2주정도 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더 나은 것은 자녀들이 빨리 학교 졸업하고 자기들이 원하는 곳으로 떠나갔으면 하는 생각도 합니다. 자식을 멀리 떠나보내고 사는 쓸쓸함이 없지는 않겠지만, 자녀들은 부모 곁을 떠나 가정을 꾸미고 사는 것이 성경적이기도 합니다(창세기 2장 24절). 

   어린 아이들일수록 케어 해야 하는 시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자녀들이 자라면 자녀들을 케어 하는 시간으로부터 서서히 벗어나게 됩니다. 그만큼 자녀들이 자랐고, 나름대로 그들이 자신들의 시간을 관리하고 살기 때문입니다. 자녀들이 충분히 자랐는데도 어린아이처럼 머물러 있으려 하면 부모에게 짐이 되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나이에 맞게 행동하고 판단해서 부모님이 기대하는 수준에서 자라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자녀들이 그렇게 자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것이 정상적인 성장과정이기도 합니다. 신앙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의 연륜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그 연륜에 맞게 신앙의 본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어리면 어릴수록 더 많은 케어를 요합니다. 그러나 자라면 자랄수록 자신이 다른 사람을 케어하며 삽니다. 이것이 자연적인 이치입니다. 신앙성장도 이런 자연적인 이치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신앙성장을 거듭하면 할수록 섬김을 받는 자리에서 섬김의 자리로 나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세상에 어떤 공동체보다 교회 공동체가 사랑이나 용서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교회만큼 사랑과 용서가 부족한 공동체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개인적으로 이런 단어들이 교인들 마음에 추상적인 단어로 들려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과 용서라는 용어가 실제로 보여지는 현장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주바라기 교회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고, 말해지는 용어가 있다면 사랑과 용서보다 “섬김”이라는 단어일 것입니다. 섬김이야말로 신앙성장이 눈으로 확인될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VIP 분들이 신앙을 시작하게 된 주된 계기도 섬김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조차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가끔 기존교회에서 평생 이 교회를 지켜왔다고 하면서 신앙연륜을 자랑하는 것을 봅니다. 오랫동안 교회를 지켜오다 보니 신앙연륜에 따라 교회 중직도 맡게 됩니다. 그런데 답답한 것은 이런 신앙연륜에 비해 섬김 받는 것에만 익숙해 있다는 것입니다. 섬김을 받지 못하면 섭섭해 하고 시험(?)에 듭니다. 남을 섬기는데는 무지합니다. 정말 영적어린 아이가 따로 없습니다. 요즘, 생명의 삶 수강생들을 위해서 각 목장 식구들이 저녁 식사로 섬기는 모습을 보면서 목회자로서 솔직히 흐뭇함을 느낍니다. 매주 목장에서도 섬기면서 그것도 부족해서 삶 공부 수강생들을 위해서 애쓰는 모습이 너무 귀합니다. 신앙성장과 성숙이라는 말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섬김”입니다. 섬김의 자리를 지켜가는 주바라기 식구들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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