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에 헤더자매 가정이 한국으로 떠나셨습니다. 몇 분들이 모여서 식사하며 송별회를 가졌지만 아쉬움이 가시지 않습니다. 주바라기 교회에 유일한 한카 가정이었는데 아쉬움이 큽니다. 한국 상계동에 정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일 가까운 가정교회(열린문교회)를 연결해 드렸습니다. 한국에 가셔도 가정교회에서 신앙생활하게 될 것이고, 목장을 통해 영혼구원사역에 동참할 것이라 믿습니다. 5월에는 개척 초기부터 함께 했던 김 흥성 목자 가정이 한국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전혀 떠날 것이라 생각지도 않았는데 한국으로 들어가게 되서 많이 속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밴쿠버로 돌아올 가정이라는 것이 조금은 위로가 되기는 합니다. 또 한 가정은 수아자매 가정입니다. 박 병일 형제는 이미 한국에 귀국해 있고, 이제 수아자매가 몸을 풀면 신생아와 함께 한국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개척해서 지금까지 한 번에 세 가정이 한국으로 떠나가는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주바라기 교회에서 떠날 가정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떠나가는 식구들을 보면서 인생의 길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들이 딸을 시집보내고 나면 집안이 휑한이 뭔가 허전함을 느낀다고 하던데 바로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성민이와 혜민이가 눈에 밟힐 것 같아 걱정이긴 합니다.
다음 주일(5/3)에는 혜민이 첫 돌을 맞이합니다. 혜민이가 태어난 지 벌써 일 년이 된 것입니다.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 세월이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세컨더리에 있는 자녀들도 몇 년 전만 해도 초등학교 다니던 아이들이었습니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이민 왔는데 어느새 성장해서 부모 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가만 누워서 생각하니 우리가 이 땅에 발 딛고 살아가는 것도 2030년을 넘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커가는 자녀들을 보면서 흐뭇한 마음도 들지만 주님 앞에 설 날도 얼마 남지 않았음에 긴장감도 듭니다. 사람들이 만나면 떠나듯 인생의 시작 또한 인생의 마무리가 있음을 알기에 더 열심히 주님이 기뻐하시는 사역에 힘써야겠다는 다짐도 갖습니다. 만년, 이 만년 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오늘 주워진 삶에 최선을 다해 살고 싶습니다. 후회함 없이 노년과 죽음을 맞이해야 함을 알고 정말 욕심 없이 섬길 수 있을 때 섬기며 살고픈 마음 간절합니다. 그런데 생각대로 잘 안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왜 이리 욕심이 용솟음치는지 모르겠습니다. 누리면 더 누리고 싶은 죄성이 끊임없이 몰려옵니다. 그래서 오늘도 주님께 회개하며 섭니다.
김 흥성 목자 가정을 보내면서 교회에서 마지막으로 해 드릴 수 있는 것이 혜민이 돌 잔치밖에 없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입니다. 푸짐하게는 못할 것 같습니다. 시간도 부족하고, 장소도 교회 친교실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혜민이에게 미안하지만 주바라기 식구들이 사랑의 마음만 전하기 원합니다. 교회에서 돌 떡과 생일 케익을 준비할 것입니다. 목장에서 한 가지씩 음식만 준비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너무 많이 하지 마시고 간식 수준으로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람은 만날 때보다 헤어질 때 좋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르지만,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늘나라에서는 분명히 다시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나갈 때마다 밴쿠버 주바라기 교회 식구였던 분들을 다시 만나곤 합니다. 관계가 껄끄러우면 다시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국에 가면 주바라기 식구였던 분들이 함께 모여 만나곤 했습니다. 이런 자연스런 만남의 기초는 좋은 관계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떠나는 세 가정도 한국에 가면 기쁨으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관계가 그리 나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나가게 되면 주바라기 식구들이 전화를 드리게 될 것입니다. 모두들 기대하시고 기다려 주고, 기쁨으로 만나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도 여러분들이 다시 밴쿠버에 올 때까지 주바라기 교회를 지키고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 가셔도 계속 연락하면서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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