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6일 일요일

이제 소식(小食) 하며 살렵니다(6/13)


지금은 전혀 부러워할 것이 아닌데 보리밥이나 수제비만 먹던 어린 시절에는 쌀밥 먹는 이웃집이 부러웠습니다. 학교 다녀와서 동네 가게에서 군것질을 하고 싶었지만 사먹을 돈이 없어 늘 밭에서 오이나 가지, 아니면 무를 깎아 먹곤 했습니다. 가끔 장독에 어머니가 고구마를 말려 놓은 것이 있으면 그것이 방가후 최고의 간식거리였습니다. 고구마가 없으면 감자라도 삶아서 소금에 비벼먹거나 그나마 없으면 마당에 소쿠리(바구니)를 이용해서 참새를 포획해 동네 아이들과 불에 구워먹던 기억이 납니다. 뱀이나 메뚜기, 개구리 뒷다리, 개울가에서 송사리 같은 작은 민물고기도 어릴 적에 유일한 간식거리였습니다. “별거다 잡아 먹었네..” 싶지만 60년대 초에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다 그렇게 자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릴 적에 먹던 것들이 건강식품이었습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는 일 년에 한번정도 있을 법한 년 중 행사였습니다. 김밥은 소풍이나 가야 먹어보았고, 코카콜라나 사이다는 소풍 때 김밥과 겸해서 한 번 맛보았을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고기가 부담스럽고, 코카콜라나 사이다는 아예 입에 대지도 않습니다. 어릴 적에는 너무 못 먹어서 난리였고, 지금은 너무 먹어서 난리입니다.

목회를 하다 보니 어느덧 뱃골이 커져서 식사량이 많아졌습니다. 먹는 것에 한이 맺혀서인지 먹을 기회만 있으면 최대한 많이 먹으려고 애써왔습니다. 그리고 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게다가 목회자는 먹회자(?)가 되어야 한다고 선배님들에게 배워서 될 수 있는 대로 사양하지 않고 부담 없이 먹어왔는데 언젠가부터 몸이 기형화되어 가는 느낍니다. 기형화도 기형화지만 몸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음식을 많이 먹어야 건강하다는 것은 옛날 얘기입니다. 요즘은 너무 먹어서 건강이 약해지는 것을 같습니다. 서서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먹는 것이 부담스러워집니다. 먹고 운동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만큼 운동량이 많지 않고, 운동한다고 해도 효과가 별로 없는 듯합니다. 결국 결론은 음식을 적게 먹고, 탐식을 줄이고, 건강식품으로 식단을 세우고, 적절한 운동을 하며 몸 관리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며칠째 음식조절을 하고 있는데 저녁 늦게 쯤에는 허기를 느끼곤 합니다. 그러나 절대 음식에 손을 대지 않고 참아내고 있습니다. 얼마나 버틸지는 모르겠지만 꾹꾹 참아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식사초대나 음식점에서 식사할 기회가 있어도 저의 결심이 무너지지 않도록 주바라기 식구들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건강을 지키는 것도 목회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될 수 있는 대로 거절하지 않으며 살아 왔는데 음식에 있어서는 이제 좀 거절 하면서 살아보려고 합니다. 때로는 정성껏 준비하셨기에 부담스러워도 과식하는 경우가 있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죄송하더라도 사양하려 합니다. 음식이 맛없어도 아니고, 마음이 달라진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앞으로 같이 식사 못하겠다고 “왕따”(?) 시키시면 섭섭합니다. 단지, 적게 먹겠다는 것이니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준비한 음식을 많이 먹어줘야 준비한 분들도 즐거운 것인데 모두가 소식(小食)하려 하면, 준비하는 일이나 먹는 일이 즐겁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직 몸에 자신 있는 분들은 많이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목회자로서 혹시 적게 먹는 것에 대한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말씀 드리는 것뿐입니다. 거의 매일 운동을 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전에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매번 바쁘다고 실패해 왔습니다. 산만한 배를 생각하면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습니다. 운동이전에 음식 섭취를 적게 하려고 합니다. 모두가 저의 산만한 배가 정상적인 위치를 찾아갈 수 있도록 소식(小食)함을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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