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지난 주일만해도 밴쿠버 이상 기온인 폭염에 대한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사이에 기온이 뚝 떨어져서 전기장판을 키고 잤다는 이야기가 목장모임에서 나눠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더우면 덥다고, 추우면 춥다고 난리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저를 포함해서 웃기기도 합니다. 이것이 인간들의 진정한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들 말하지만 때로는 한 낫 동물보다 못한 연약함이 인간에게 있습니다. 조금 좋으면 킥킥 거리다가도 금방 기분 상해 속상해 하는 모습이 바로 우리네 모습니다. 잘 될 때는 하늘 높은지 모르고 교만 떨면서도 무언가 잘 안될 것 같은 느낌만 들어도 불안해하는 모습이 우리입니다. 간사함이 좋은 말은 아니지만 인간 속 어디엔가 이런 간사함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좀 더 너그럽고, 여유 있게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그 상황을 즐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듭니다. 주변 상황과 형편과 여건에 관계없이 평상시의 감정만이라도 잘 다스릴 수만 있어도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라 인정받을 것입니다. 사람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가만 알고 살아도 인간의 삶의 질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 믿습니다. 밴쿠버 겨울 체감온도가 실제온도보다 조금 낮은 것은 사실이나 한국 겨울에 맛보는 한파 정도는 아닙니다. 이제 서서히 추위는 오겠지만 본격적인 추위는 한, 두 달 정도가 더 지나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주에 몰아쳤던 폭염을 기억한다면 좀 춥더라도 그 추위를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워도 감사할 수 있고, 추워도 감사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주 전 토요일 메콩델타와 페낭 목장이 연합해서 야외에서 목장모임하고 있을 때 한 시간 이상 갑자기 번개가 내리쳤을 때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밴쿠버에서 함께 가정 교회하는 사랑의 교회 교우 세 가정이 그 시간에 매이플리지 야영장에 갔다가 번개를 맞고 병원으로 후송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밴쿠버에서 처음 일어난 사건이라신문과 TV 뉴스에까지 방송된 빅 뉴스였습니다. 소식을 듣고 달려간 사랑의 교회 식구들 모두의 마음을 철렁하게 만든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넘어질 때의 타박상으로 인한 경미한 부상 외에, 털끝하나 다치지 않고 건강히 모두 퇴원하였습니다. 의사들이 모두 기적이라고들 했다고 합니다. 이 분들은 일 년 반 전 사랑의 교회에 VIP로 오셔서 영접, 세례를 받으신 부부입니다. 행여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인하여, 마음의 낙심과 혼란이 오지 않을까 염려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주일 헌신시간에 나오셔서 하나님이 다시 주신 생명이니 주님 위해 쓰겠다고 헌신하였다고 합니다. 이것을 세상말로 전화위복이요, 신앙적으로 말하면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입니다. 순간적으로 놀랬을 것이고, 당황스러웠을 것입니다. 신앙적인 갈등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순간을 하나님의 은혜로 깨달았다면 축복된 부부요, 가정입니다. 이 사건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벼락 맞은 재수 없는 부부라고 생각 할지 모르나 그 가운데서도 살아났다는 사실에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다면 그 부부와 가정에게는 크나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래서 감사하고 저래서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이 또한 믿는자들에게만 주어진 독특한 축복의 역전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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