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6일 일요일

아무리 생각해도 목장사역이 인생의 키입니다(5/2)

한국에 가면 포장마차에서 먹는 음식을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순천에서 기회가 되어 순천재래 시장을 다니며 포장마차를 찾고 있었습니다. 포장마차에서만 맛볼 수 있는 오뎅과 김밥마리 튀김을 먹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LG 텔레콤 앞을 지나는데 젊은 두 여종업원이 상점 문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잠시 들어와 물건을 보라고 선전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제가 막 그 가게 앞을 지나고 있는데 “저.. 아버님 잠시 들어와서 보라”는 것입니다. 난생 처음 듣게 된 “아.버.님.”이라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아저씨도 아니고 내가 벌써 아버님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마음에 충격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빨리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지 정작 내가 나이가 든다는 생각은 못했습니다. 언 듯 보기에도 아버님처럼 보이는 외모이기도 하지만 정면으로 듣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더군다나 이번에 한국 다녀와서 예전과는 다르게 많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보낸 빡빡한 스케줄로 인한 피곤함이라고 생각도 되지만 몸도 전과 같지 않음을 인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정말 피터 아버님이기 때문입니다..ㅠㅠ

밴쿠버와서 보니 어느덧 밴쿠버에 몸이 젖어 있는 듯합니다. 16년째 살다보니 어느 정도 밴쿠버가 편한 곳이 되었습니다. 제2의 고향이란 말이 있듯이 이제는 옛 고향이 낯설어 가고 밴쿠버에서 고향처럼 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어머니가 계시고 어릴 적부터 자란 고향 땅을 잠시나마 거닐어 보았습니다. 과거에 함께 했던 어른들이나 친구들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마을에 사람들은 부쩍이는데 모두가 낯선 얼굴들입니다. 태어나 거의 30년을 살아온 곳인데 저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은 어머니라도 계시니까 찾아가 보지만 그나마 어머니도 안계시면 찾아보지도 않을 땅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고향은 멀어지나 봅니다. 과거의 추억만 마음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만남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영원히 거할 곳은 본향인 하늘나라입니다. 우리의 사역이 어느덧 추억으로 남을 것이고, 제2의 고향 이곳 이민 땅도 우리의 것이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뭔가 열심히 해보고픈 마음이 더 간절히 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게 한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 한 가지 꾸준히 하려는 것입니다. 잘 될 수 있고, 안 될 수 있을 것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꾸준히 합니다. 꾸준히 하되 끝을 보고 합니다. 끝을 본다는 말은 사역을 놓아야 할 때를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게 주어진 사역의 한계선이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결과와 상관없이 꾸준히 할 것입니다. 결과를 묻지 않으시고 과정 속에서 충성을 다한 일군을 주님은 기뻐하실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욕심은 꾸준히 하되 잘하고 싶습니다. 경험상 혼자 잘 하려고 애써도 안 되는 것이 교회사역임을 압니다. 첫째는 성령님의 도우심이 필요하고, 둘째는 함께 동역하는 목자님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셋째는 목자와 함께 사역하는 목원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가정교회는 목장사역이 중심입니다. 목장사역은 기도사역입니다. 기도사역의 열매는 목원 전체가 마음을 모아 줄 때 맺혀지는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얼마 남지 않은 인생들입니다. 우리의 여건이 허락하는 한 목원들은 목장사역 중심에 서 계신 목자님들에게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한 가지 장담하는 것은 목장사역에 인생의 키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목장사역을 주님이 기뻐하십니다. 목장사역 중심에 영혼구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바라기 식구들은 목장사역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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