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왜냐하면 어린이날과 스승의 날, 그리고 어버이날이 한데 모여 있는 달이기 때문입니다. 북미에서는 어린이날이 따로 없습니다.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 어린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나라가 어린이날이 없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캐나다는 365일이 어린이 날이기 때문에 특별히 어린이날을 따로 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옳은 생각이라고 봅니다. 한국에서는 5월이면 어린이날도 날이지만 어버이날이 가장 크게 느껴집니다. 어린이보다 부모 공경이 우선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밴쿠버 교민들도 다른 날은 몰라도 한국에 계신 부모님에게 어버 이날만큼은 빠짐없이 전화를 드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어버이날이 소중합니다. 어버이날이지만 거의 아버지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북미에서는 5월이면 “Mother's Day”가 있습니다. Parents' Day도 아니고 Father's Day도 아닙니다. Father's Day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Mother's Day에서 한 달이 지난 6월에 있습니다. Mother's Day에 비하면 별로 중요치 않은 날로 지나가곤 합니다. 캐나다에서는 어린이, 노인, 그리고 여자 순으로 가치가 정해진다고 합니다. 그 다음으로 강아지, 고양이, 남자(남편) 순입니다. 바다에 강아지와 남자가 빠지면 강아지 먼저 구출한다는 말이 농담이기를 바랄뿐입니다. 그렇잖아도 남편들이 밴쿠버에서 할 일이 없어 답답한데 남편에 대한 대우가 땅에 있으니 어디 힘내서 살겠는가 싶습니다. 한국에서는 자녀들과 아내들이 출근하는 남편과 아빠를 향해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하면서 율동하며 노래도 불러준다고 하던데 이곳에 사는 남편들에게는 5월이 가정의 달이 아니라 더 많이, 더 크게 아내를 섬겨야 하는 달입니다. Mother's Day에 70대 노인이 꽃다발을 들고 아내에게 바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받아집니다. 이제 서서히 몰(Mall)에서는 Mother's Day를 맞이해서 대대적인 세일 판매가 시작되고, 자녀들은 학교에서 Mother's Day를 위해 특별한 창작활동(Special Activity)도 있게 될 것입니다. 교회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다음 주(5/10) Mother's Day를 맞이해서 뭔가 준비는 할 것입니다. 어느 서양교회에서는 매년 Mother's Day 때마다 자녀를 많이 둔 순서대로 특별한 선물을 준비해 선물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때 느낀 것이 아빠나 남편보다 Mother's Day가 소중한 것은 아내가 새 생명을 낳는 해산의 고통을 경험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북미는 약한 자에게 대한 배려가 있는 사회지만 단지 여자가 남자보다 약하다는 이유로 Mother's Day를 지키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남편들도 나름대로 가정을 지키고 세워 가는데 아내 못지않은 애씀과 수고가 있습니다. 북미는 특히 아내의 힘과 말빨(?)이 더 센 곳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보다 아내가 소중한 것은 아내만이 겪게 되는 새 생명에 대한 해산의 고통을 더 크게 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남편이 대신해 줄 수 없는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질서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북미에서 Mother's Day를 소중하게 여기게 한 문화적 전통이 되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가정에서 아내가 한 생명을 잉태하면 남편뿐만 아니라 주변 식구들이 너무도 기뻐합니다. 무엇보다 새 생명을 낳은 아내의 수고에 시댁이건 친정이건 주변에서 아는 분이면 모두 다 몰려와서 축하해 주곤 합니다. 그만큼 새 생명에 대한 기쁨이 있기 때문이고, 한 생명을 이 땅에 있게 하기 위해 목숨을 건 해산의 고통을 이겨낸 어머니의 희생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혼구원도 이와 같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만인을 구원코자 십자가에서 자기의 목숨을 내 버렸고, 지금도 잃어버린 영혼들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소원하며 중보하고 있습니다. 이 사역을 위해 그리스도인들이 부름을 받았고, 그 생명을 위해 아낌없는 수고와 섬김이 있는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영혼구원을 위해 쏟은 수고를 “해산의 고통”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 영혼을 구원하는 수고가 얼마나 큰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주님이 더더욱 영혼구원을 위해 힘써가는 식구들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정의 달이기에 가정의 식구들의 소중함이 깨달아지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육신적인 가족도 소중하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영적 가족도 소중합니다. 육신적인 가족에게 쏟는 수고가 헛되지 않지만 영적 가족에게 쏟는 섬김과 수고 또한 주님께서 헛되지 않도록 채워주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영적 가족을 향한 여러분들의 섬김이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갈 뿐만 아니라 여러분들의 육신적인 가정도 세워가게 할 것입니다. 이것이 영적원리고, 주님의 약속입니다. 가정의 달을 맞이해서 영적가족의 소중함도 깨닫게 되는 은혜가 있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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