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연방정부 국회의원(MP) 선거가 있었습니다. 캐나다 시민으로 선거에 참여하기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그냥 투표하지 않고 넘어가려 했는데 시민자의 역할에 대한 의무라 싶어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내 개인의 한 표가 그리 큰 영향은 없겠지만 몇 가지 개인의 생각을 가지고 투표에 임했습니다. 솔직히 각 당에서 내걸고 있는 선거공약에 대해 전혀 아는바가 없습니다. 심지어 각 당에 속에 있는 후보들에 대해서도 길거리에 늘어져 있는 광고판에 이름만 알뿐이지 후보들의 개인적인 신상이나 정치적인 배경, 얼굴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특이한 것은 투표용지에 다수당부터 일련번호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어떤 당에 소속되어 있는 것과는 상관없이 이름의 알파벳 순서로 적혀 있었다는 것입니다. 한국 정치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번호 순서 배정에 민감한 한국 선거에 비하면 소수당이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캐나다 정치 풍토입니다.
여러 가지 선거 정보가 부족한 가운데 누구를 찍어야 하는지 잠시 고민했습니다. 제가 있는 선거구에 현 MP는 제임스 모어입니다. 이분은 20대 젊은 나이에 MP가 되어 지금까지 적어도 두 번 정도 연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임스 모어는 보수당(Conservative) 소속입니다. 현재 다수당으로 연방정부를 이끌고 있는 당 소속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분이 될 가능성이 큰 후보였고, 결국 제임스 모어가 압도적으로 당선 되었습니다. 보수당에서 목표한 의석수가 크게 미달했지만 어째든 전체적으로 보수당이 144석을 얻으면서 다수당으로 정권을 재신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보수당이 승리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누가 정권을 잡든 상관없이 제임스 모어가 아닌 다른 당 소속의 후보를 찍고 나왔습니다. 이유는 보수당 제임스 모어가 다시 당선이 되겠지만 되지 않아도 한, 두 번 해본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되어도 상관없겠다 싶어서였습니다. 사람의 욕심이란 것이 끝이 없겠지만 애써 온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져도 괜찮지 않나 싶어서입니다. 다른 후보가 되지 않아도 제 한 표가 그분에게 용기와 격려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제 한 표로 그분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음에 기회로 이어졌으면 하는 기대입니다.
지난주 신문에서 읽은 기사 중에 하나입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외모가 못생겨 평소 주변 사람들이 무시한다는 생각을 하던 중 슈퍼마켓에 라면을 사러 갔다가 이 씨가 홀로 근무하는 것을 보고 집에서 흉기를 들고 다시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세상에는 능력을 떠나 기회가 닿지 않아 하고픈 일들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간의 가치가 무시된 채 누군가에 의해서 무조건적으로 무시당하고, 외면당한다면 상처받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왕따”가 사회 문제가 된 것이 아닙니까? 우리 모두가 다 부족한 사람들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더더욱 서로에 대해서 기대해 주고 격려해 준다는 것은 우리 삶에 소중한 것이라 믿습니다. 지난주에 아틀란타한인침례교회 김 재정 목사님이 밴쿠버를 다녀가셨습니다. 이분은 개척 초기부터 저와 주바라기 교회를 향해 끊임없이 격려해 주시고 기대해 주신 분입니다. 주바라기 교회가 출발해서 1년 되었을 때에 그 먼 거리에서 달려오신 분입니다. 지금까지도 주바라기 교회를 향해 큰 기대를 가지시고 기도해 주시는 분입니다. 김 재정 목사님이 계셨기에 저나 주바라기 교회가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서로에게 기대해 줍시다. 저 사람은 안 된다.. 절대 될 수가 없다.. 싹이 노랗다.. 등으로 소외나 좌절 가운데 서게 하지 말고, 조금 부족함이 있을지라도 잘 할 수 있음을 기대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녀들에게 강한 기대감이 있습니다. 아무리 허술한 자녀라도 부모는 끝까지 기다려 주고 격려해 주는데 관용합니다. 주변에 형제, 자매에게 그렇게 대했으면 합니다. 그것이 주님을 믿는 하나님의 자녀들의 진정한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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