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 온지 14년째 살고 있지만 이렇게 연속적으로 눈이 내리기는 처음입니다. 30년을 운전해 오지만 눈에 미끄러져 눈 속에 파묻히기는 처음입니다. 늘 운전에 자신 있어 했는데 이번 눈 내림에 벌벌 떨기도 처음입니다. 오랜만에 맞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라 좋아 했는데 지나친 폭설로 성탄이브모임도 거의 취소 지경에 이르게 된 것도 처음입니다. 눈이 온 후에 비가 내려 눈 치울 일도 없었는데 이번에 온 가족이 총 출동해서 눈 치우기도 처음입니다. 겨울 캠프를 여러 번 다녀왔지만 이번처럼 눈이 내리기도 처음입니다. 그 동안 눈이 온다는 것이 낭만이었고, 눈이 오면 괜히 마음이 들뜨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눈으로 짜증나기도 처음이고, 눈이 무서운 것도 처음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밴쿠버에는 눈보다 비가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처음 해 보았습니다.
지난주에 눈에 미끄러져 밴이 옆에 쌓아놓은 눈 속에 파묻히는 봉변을 당했습니다. 너무도 당황스럽고 황당했습니다. 아무리 움직여 보려고 해도 밴이 꼼짝하지 않았습니다. 바퀴는 계속 헛바퀴만 돌뿐이었습니다. 도구가 없어 손으로 눈덩이를 헤쳐보지만 헛수고였습니다. 밤은 깊어오는데 어디 전화 걸때도 없었습니다. BCAA 맴버쉽 카드도 없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 밴만 지켜보고 있는데 한분의 커네디언이 자신이 몰던 작은 자가용을 뒤에 주차하고 제게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본인이 도와주겠다는 것입니다. 도와 달라고 하지도 않았고, 그냥 지나쳐 가도 누가 모라하지 않을텐데 기쁨으로 도와주겠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밀테니 후진해 보라고 해서 후진 시도를 여러 번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 다음에 자신의 차로 앞을 밀겠다고 하더니 차를 이동해 앞에 대고 제가 후진하고 밀기 시작했습니다. 본인 차도 헛바퀴 돌고 있는데도 열심히 도와 주셔서 결국 차가 빠져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 살아오면서 사람에게 이렇게 감사하고 감동적인 경험은 처음입니다. 정말 말로만 듣던 산타크로스 할아버지가 다녀가신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주바라기 목회자로서 늘 섬김을 이야기 하면서도 이런 분 만나보니 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라도 주변에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어찌하든지 좀 더 섬겨보고자 하는 다짐을 해 봅니다.
2008년도 한 해가 폭설로 마무리 되어지는 듯합니다. 그렇잖아도 열악한 경기상황으로 이민사회가 추운 겨울을 지나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폭설로 힘겨운 년 말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폭설로 인해 정상적인 삶이 엉망이 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새 해를 맞이하고 싶습니다. 새 해를 맞이하면서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습니다. 감사한 것이 2008년도를 지내오면서 많은 것들을 얻어서가 아닙니다. 더더욱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잘 풀려왔기 때문도 아닙니다. 잘 안 풀렸던 일들이 더 많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감사할 수 있는 것은 아무 탈 없이 건강한 몸 지켜 주신 것이 감사하고, 한 해 더 살아갈 수 있도록 기대 주신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저의 소원함이 너무도 작은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몸이라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지나간 2008년도에 미련을 떨쳐 버리고 새 해를 향한 다짐과 헌신이 있기를 바랍니다. 2009년도 주님의 은혜 안에 살기 원하십니까? 주님의 은혜의 마스터 키 - 영혼구원에 집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충성은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2009년도에는 영혼구원의 폭설을 맞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주바라기 목장사역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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