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5일 토요일

목장사역을 이겨가는 기쁨(4/27, 2008)


   인생을 살다보면 마치 벼랑 끝 낭떠러지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주변을 돌아보지만 관심을 가지고 돌봐줄 손길이 없습니다. 무엇인가 붙잡아 보려 애써 보지만 붙잡고 의지할 건더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 우울함으로 살 소망도 없어 딱 죽고 싶은 마음이지만 죽자니 죽을 용기도 없습니다. 살기는 살아야 할텐데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막막할 뿐입니다. 특히, 기반이 없는 이민 사회 속에서 이런 경험은 위험스럽기까지 합니다. 이런 상황이 없기를 바라지만 없기를 바란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길”입니다. 

   이민사회를 살아가면서 물질적으로나 심적으로 힘겨워하는 분들이 우리만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나마 나은 편이라 생각이 됩니다. 하나님도 의지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어려운 과정들을 이겨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을 자책하며 죽지 못해 살아가는 분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분들을 품고 가야 하는 곳이 목장인데 어떻게 감당해 갈 것인가? 가 우리의 숙제입니다. 이런 분들이 마음 열기까지는 오랜 섬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가정교회 컨퍼런스에서 간증한 내용 중에 9개월간 아침에 와서 점심까지 죽치고 앉아 점심까지 얻어먹고, 아기들 맡기고 한숨 자고, 저녁까지 얻어먹고 돌아가는 한 여인의 이야기.. 결국 9개월간을 매일 밥을 해 먹인 목장사역 얘기, 사람들이 밥 얻어먹고 얘기하는 재미에 모여들기 시작했지만 1년간 기도 한번 같이 하지 못하고 나눔을 가졌던 얘기, 그러다가 나온 두 남성이 악습을 끊고 목자가 되어 세 개 목장이 된 얘기,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이 목장을 통해 삶이 변한 얘기 등이 감동적이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런 간증들이 감동이기 이전에 이런 과정을 감당해 온 목자들의 가슴앓이를 느끼게 됩니다. 앉아서 간증 듣기는 쉽지만 그 과정을 겪어온 본인의 마음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생각건대 주바라기 목장 사역하면서 상황은 달라도 무게로 따지면 비슷한 일들은 있을 것이라 기대는 됩니다. 목장사역하면서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VIP 영혼을 섬기는데 고통까지는 아니라도 불편함은 있을 것입니다. 짜증나게 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상대하고 싶지 않은 분들도 있을 것이고,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저것 빼면 우리가 누구를 섬길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가장 힘든 사람을 섬겨 보십시오. 기쁨이 더 클 것입니다. “시험이 오면 더할 나위없는 기쁨으로 여기라”고 야고보 사도가 말씀한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일 것입니다. 힘겨움의 과정이 크면 클수록 더 큰 기쁨과 감사를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이냥 목장사역 하는데 가장 힘겹다는 상대를 대해 보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분명 쉽지 않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간이 될 수는 있어도 그것이 여러분들의 크나큰 간증과 신앙으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어려운 목장사역 속에서 우리가 의지하고 붙잡아야 하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현실의 벽이 너무 커서 우리가 바라 볼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 한 가지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붙잡고 의지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끼실 때 주님이라도 붙잡으라고 누누이 말씀 드리곤 합니다. 목사이기에 습관적으로, 이론적으로 말씀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상하고 통회하는 심령을 하나님이 멸시치 않으신다는 것입니다(시편 51편 17절). 소망이 주께 있습니다. 목장사역이 아무리 힘겨워도 그분을 붙잡고 그분에게 소망을 둘 때 그 과정을 이겨갈 것입니다. “주님”만이 어려운 목장사역을 이겨가는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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